최근근황.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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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느새 시간이 지나서 설날이다.
올해가 새뱃돈을 받는 마지막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역시 욕심이 가득한가보다.
어른들에게 올해 졸업한다는 사실을 은근슬쩍 계속 흘리게 된다.
나중에 보니
참 많은 돈을 받았다.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속물이 된 것 같다는 생각에
조금 한심한 생각도 든다.

2.
이제 정말 인턴생활이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생각이 든다.
준비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들어가기전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얼굴을 봐야지라는 생각에
서울행을 급히 추진하게 된다.
명절다음날이라 표가 여의치 않은데...
어떻게 해서 올라가는 표를 구하고
뒤늦게 친구들에게 연락을 취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연락한 것도 아니지만...
몇명을 연락해서 보기로 한다.

3.
친구들이 조금씩 다 늦는다....
원망스러운 마음이 안생겼다면 거짓말 아니겠는가.
하지만 너무나도 급작스럽게 연락한 내잘못이 크기에,
그리고 오랜만에 얼굴을 볼 즐거운 생각에
기다린다.

4.
오랜만에 보지만서도 어제도 만났던것처럼 반가운 친구들.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한다.
역시 메인주제는 각자의 다가오는 인턴생활.
모두들 생기는 두려움은 똑같은거같다.
해어지는데...오히려 담담한거같다.
이제는 정말 거의 못볼껀데....
멀리있는 친구라 그냥 소원해진 것일까
아니면 서로가 항상 서로를 잊지않고
기억할것이라는 믿음일까??
왠지 섭섭하면서도 든든한 마음이 생긴다.

5.
정말 오래된 인연의 형을 만나기로 했다.
내가 예과 1학년때 알게 된 형.
지금은 일산백에서 말턴을 보내며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
하지만 당직이어서 술도 마시지 못하고
멀리 못나가는 처지.
아쉽지만 인턴숙소에서 야식을 시켜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인턴생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
형은 어떻게 FM을 선택하게 되었느냐??
미달이 심해서 무섭다는 등...
생각해보면 형이 해준 이야기는
정말 추상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기고
어떻게든지 뭔가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이 생긴다.
형이 인턴숙소에 자리가 남는다고
그냥 여기서 하루밤 보내고 가라고 한다.
나의 몸과 마음의 허전함을 채워준
경동이형 고마워요.

6.
남의 숙소에서 운신이 당연히 편하지는 않다.
다른 사람들이 다 출근한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몰래 씻고 제빨리 나설 준비를 한다.
나가기 전에 방금 잔 침실을 돌아보게 된다.
왠지 어지럽게 던저진 옷들과
정돈되지 않은 침대에서
이것이 삶의 현장이며
내가 발을 들이게 된 생활이라는
생각이 와닿는다.
장식품으로만 들고 다녔던 사진기를
오랜만에 사용한다.


<삶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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